‘12첩 반상’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풍성하고 정갈한 밥상, 그리고 권력과 위엄의 상징을 떠올리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조선시대의 음식 문화 중 가장 극적으로 격식이 살아 있는 궁중 상차림을 말합니다. 특히 12첩 반상은 왕이나 왕비, 혹은 고위 궁중 인사들을 위한 최고 수준의 일상식 또는 연회식이었으며, 조선의 음식 철학과 예법, 계절감, 미의식이 집약된 상차림이었습니다.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반상’은 밥, 국, 김치, 찬류(반찬)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반찬의 수가 상차림의 격식을 결정합니다. 3첩, 5첩, 7첩, 9첩, 12첩으로 갈수록 격이 높아지며, 12첩은 그 절정입니다. 즉, 12첩 반상이란 국과 찬 외에도 다양한 탕류, 구이, 찜, 전, 나물, 무..